하이큐 / +a 2015. 6. 1. 19:51

오이이와 투 레필








오래 기다렸징 ~.~ 그런데도 짧음주의라 미안...☆

대학생 au로 도쿄 대학에 둘다 입학했다는 설정인데

소꿉친구였다가 이제 막 뭔가 타지에 같이 나와서 서로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하고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감정에 눈떠가는 상황...이라는 그런... 그런 상황... (무슨말

암튼 그런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와이즈미는 딱 하나 있었던 오전 강의가 끝나자마자 죽 가게에 들렀다. 죽에 잘게 썰린 해물이 들어가면 오만상을 쓰며 깨작거리는 오이카와의 식성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비밀이었다. 눈앞에 사람이 한 명만 더 있어도 별 거 아니라는 듯 잘만 퍼먹다가 단둘이 있을 때만 그러는 게 은근히 심술이 나서, 언젠가 이와이즈미가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어째서 네놈은 편식도 상대를 가려서 하는 거냐?


 오이카와는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답했다.


 그야, 내 와일드한 매력이 죽어버리잖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그래도 서로 성인이니 머리를 가격하는 일은 되도록 참자고 자기 수양을 하고 있던 이와이즈미가 그 대답을 듣고는 대번에 눈을 삐죽하게 떴다. 이제 오이카와는 그런 시선에는 아주 약간의 긴장도 없이 빙글거리며 웃을 뿐이었고, 이와이즈미는 여느 때처럼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손 많이 가는 놈.


 잘게 썰린 해물은 싫어하면서 큼지막한 새우는 또 좋아하는 것을 알아서, 새우죽을 시키고는 다른 해물이 들어간다면 죄송하지만 빼 달라고 부탁하는 수고까지 해 가며 이와이즈미는 죽을 포장해 들고 나왔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나란히 상경한 둘에게 아직 도쿄는 어려웠고, 오이카와가 혼자 사는 원룸에 찾아가는 길도 옛날처럼 익숙하지는 않았다. 내가, 너만 아니었어도 이 수고는 안 하지. 몇 년인지 모를 만큼의 세월 동안 이와이즈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오이카와를 위해 그놈의 수고를 감수하는 일을 그만두지 못했다.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였다. 덜렁덜렁 죽이 든 봉지를 흔들며, 오이카와가 사는 202호까지 가면서 이와이즈미는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눈앞에 안 보이면 안 되나보다 나는, 하고.



*



 오이카와 토오루는 본래 건강체였다.


 잔병치레는 거의 없는 편이었고, 밤을 새워가며 경기 영상을 보고 다음날 시합 두 탕을 뛰어도 몸살 한 번 앓지 않는 케이스였다. 체력 단련에 그렇게 신경을 쓰니 병이 따라다닌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어쩌다 가끔 감기나 열병 같은 것을 앓아도 금방 지나갔을 뿐더러, 미야기에 살 때는 가족들과 함께 지냈으니 혼자서 아플 일은 없었다. 그래서 몇 배는 낯선 감기였다.


 이와쨩 나 아파. 오늘 수업은 혼자 들어.


 답지않게 이와이즈미를 배려하는 문자를 툭툭 찍어 보내면서, 역시 사려 깊고 다정한 오이카와 토오루 님이라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고 오이카와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까무룩 잠이 들 만큼 열에 들뜨고 끼니를 거른 몸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게 반쯤 기절했다가, 문득 잠에서 깨 물이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며 눈도 못 뜨고 인상을 찌푸리던 찰나였다.


 "자."

 "어?"


 혼자 사는 집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으니 아무리 익숙한 음성이어도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킨 오이카와의 이마를 이와이즈미가 검지로 쿡 찔렀다. 물컵이나 받아. 눈짓으로 그렇게 말하는 이와이즈미를 멍하니 쳐다보며 오이카와는 손만 움직여 컵을 건네받았다. 목마른 건 어떻게 알았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물 한 잔을 깔끔하게 다 비우고 자연스럽게 빈 컵을 되돌려주자, 이와이즈미는 제 집처럼 싱크대에 컵을 가져다 두고 다시 돌아왔다.


 "지난번에 너 술마시고 취해서 나한테 업혀 왔잖아. 그때 비밀번호."

 "여억시. 이와쨩은 우리 엄ㅁ……."


 컬럭컬럭. 농담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기침이 터지는 걸 보는 이와이즈미의 표정이 있는 힘껏 구겨졌다. 쿨쩍. 괜히 멋쩍어 마른 코만 들이마시는 오이카와는 이불을 끌어다 안고 몸을 웅크렸다.


 "나 아파, 이와쨩."

 "나도 알아, 이 망할 놈아."

 "으와, 배고픈 환자한테 너무해."

 "죽 사왔다. 데워다 줘?"


 숙였던 고개를 든 오이카와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냉큼 고개를 끄덕이자 이와이즈미가 꿀밤을 한 대 먹이려다 한숨을 쉬고는 손을 내렸다. 그래, 말마따나 환자니까. 등을 돌려 전자레인지에 죽을 데우는 이와이즈미의 등을 오이카와는 빤히 쳐다만 보았다.

 밥 안 먹은 건 또 어떻게 알았지. 오이카와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 봐도 금방 추론해낼 수 있는 사실이었지만, 진짜 오이카와를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열아홉이 되도록 오이카와를 제대로 챙기는 사람은 어머니를 제외하면 이와이즈미뿐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라면 오이카와는 몸살을 앓아도 꼬박꼬박 머리를 감고 고데기 세팅을 거르지 않으며, 스스로 죽을 끓이고 반찬까지 제대로 차려 식사할 거라고 상상할지도 몰랐다.


 띵.


 전자레인지가 작동을 멈췄다.


 결혼하고 싶다, 고 생각하던 오이카와는 순간 짧은 신호음에 괜히 깜짝 놀랐다. 경고를 받은 것 같아서였다. 이와이즈미는 두꺼운 냄비용 장갑을 끼고 그릇을 꺼내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일어나서 와 앉아라. 침대에서 뭐 먹다 흘리면 골치 아파."

 "냉정한 이와쨩-. 오이카와 씨는 한 발짝 움직일 기력도 없어요-."

 "까분다 또."


 말은 사나워도 얼굴은 피식 웃고 있었다. 거의 무표정에 가까웠지만 오이카와는 알 수 있었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 식탁에 앉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 없으면 진짜 나는 안 되나보다, 하고.







,
TOTAL TODAY